티스토리 툴바

블로그 이미지
나이데브의 디지털릭 판타지. 나이데브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61)
Linux (120)
Win32/64 (7)
ProgPost (16)
내 이야기 (179)
LiveUSB Dev (17)
Game (7)
허튼 짓 (6)
Zaurus (8)
Total325,755
Today7
Yesterday45
BGM추천: Puff the magic dragon

디하르 마을에는 그리 크지않은 용이 하나 살고 있었어요.

이름은 마벨이에요. / 가끔 동굴 밖에서 우르렁 그러렁

불을 뿜다가 들어가곤 했어요.

마벨은 사람을 해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믿지 않았어요.

그저 마벨의 동굴 근처 모래사장에서만 놀다가 해가 지기 전에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가곤 했답니다.

어느날 카민은 마벨을 만나보고 싶어했어요.

카민은 아이들과 같이 돌아가다가, 오줌이 마렵다고 하곤 풀숲 지름길을 통해

마벨을 찾아갔어요.

외로웠던 마벨에게 카민은 큰 즐거움이었어요.

마벨은 손끝을 흔들어 카민에게 용사의 칼과 방패를 선물해주었어요.

낮에는 마벨과 세계를 같이 날아다니고, 밤에는 재밌는 이야기를 들으며,

카민은 매일매일을 즐겁게 보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지 카민은 마벨의 마술에 즐거워하지도 않았고,

자꾸 동굴 바깥만을 바라보았어요.

마벨은 소년이 엄마아빠를 그리워한다는 걸 눈치챘어요.

마벨은 소년이 떠나는 게 싫었어요.

마벨은 동굴 입구를 막고 소년이 나갈 수 없게 목줄을 채웠어요.

그리고 동굴 안에 자그마한 제국을 지어주기 시작했답니다.

카민의 키보다 한참 깊고 한참 넓은 운하와 멋진 건물, 그리고 모래가루에 입김을 불어

시종들을 만들어 주었어요.

하지만 카민은 전혀 기뻐하지 않았어요.

마벨은 생각했어요. 금은보화가 담긴 보물이 없어서 소년이 기뻐하지 않는 거라고.

마벨은 모래알 시종들을 불러 카민을 위한 제국에, 자신의 보물들을 쌓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동굴 벽에 매여있는 카민은 기뻐하기는 커녕 울기 시작했어요.

.

.

.

하루, 이틀, 일주일.

울다 지친 카민은 더이상 움직이지도 않았어요.

마벨은 자신이 가진 모든 치유약을 먹였지만, 카민은 그대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어요.

마벨은 그때서야 자신이 가진 초능력도, 금은보화를 보여주는 것도

소년의 지친 영혼에 물 한방울 줄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믐날 밤. 마벨은 조용히 날아 마을 광장에 담요로 잘 감싼 소년을 내려놓고 돌아왔답니다.

자신의 비늘 한 조각과 함께.



마벨은 그 날 밤 내내 동굴에서 계속 울었습니다.

소년에게 자신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

그저 자신은 소년의 삶에 있어 유년 시절의 추억일 뿐이라는 것.

그에게 선물해준 금은보화와 동굴 속 제국 보다는, 따스한 부모의 품이 더 소중할 거라는 것.

소년을 갖고 싶어 동굴 입구를 막고 도망가지 못하게 묶었던 게 자신의 집착뿐이란 것.





동이 터오를 무렵.

결국 마벨은 슬픔에 찬 괴성을 질렀고, 무너지는 동굴 속에 자신을 맡긴 채...

그렇게 디하르 마을의 용 마벨은 숨을 거두고 말았답니다.


'허튼 짓 >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vel the magic dragon.  (0) 2010/05/14
AINN presents 어륀이날 특별 소설  (0) 2010/05/05
Posted by 나이데브
«이전 1 ... 5 6 7 8 9 10 11 12 13 ... 361 다음»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