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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4 Mavel the magic dragon.
  2. 2010/05/05 AINN presents 어륀이날 특별 소설
2010/05/14 01:12
BGM추천: Puff the magic dragon

디하르 마을에는 그리 크지않은 용이 하나 살고 있었어요.

이름은 마벨이에요. / 가끔 동굴 밖에서 우르렁 그러렁

불을 뿜다가 들어가곤 했어요.

마벨은 사람을 해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믿지 않았어요.

그저 마벨의 동굴 근처 모래사장에서만 놀다가 해가 지기 전에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가곤 했답니다.

어느날 카민은 마벨을 만나보고 싶어했어요.

카민은 아이들과 같이 돌아가다가, 오줌이 마렵다고 하곤 풀숲 지름길을 통해

마벨을 찾아갔어요.

외로웠던 마벨에게 카민은 큰 즐거움이었어요.

마벨은 손끝을 흔들어 카민에게 용사의 칼과 방패를 선물해주었어요.

낮에는 마벨과 세계를 같이 날아다니고, 밤에는 재밌는 이야기를 들으며,

카민은 매일매일을 즐겁게 보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지 카민은 마벨의 마술에 즐거워하지도 않았고,

자꾸 동굴 바깥만을 바라보았어요.

마벨은 소년이 엄마아빠를 그리워한다는 걸 눈치챘어요.

마벨은 소년이 떠나는 게 싫었어요.

마벨은 동굴 입구를 막고 소년이 나갈 수 없게 목줄을 채웠어요.

그리고 동굴 안에 자그마한 제국을 지어주기 시작했답니다.

카민의 키보다 한참 깊고 한참 넓은 운하와 멋진 건물, 그리고 모래가루에 입김을 불어

시종들을 만들어 주었어요.

하지만 카민은 전혀 기뻐하지 않았어요.

마벨은 생각했어요. 금은보화가 담긴 보물이 없어서 소년이 기뻐하지 않는 거라고.

마벨은 모래알 시종들을 불러 카민을 위한 제국에, 자신의 보물들을 쌓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동굴 벽에 매여있는 카민은 기뻐하기는 커녕 울기 시작했어요.

.

.

.

하루, 이틀, 일주일.

울다 지친 카민은 더이상 움직이지도 않았어요.

마벨은 자신이 가진 모든 치유약을 먹였지만, 카민은 그대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어요.

마벨은 그때서야 자신이 가진 초능력도, 금은보화를 보여주는 것도

소년의 지친 영혼에 물 한방울 줄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믐날 밤. 마벨은 조용히 날아 마을 광장에 담요로 잘 감싼 소년을 내려놓고 돌아왔답니다.

자신의 비늘 한 조각과 함께.



마벨은 그 날 밤 내내 동굴에서 계속 울었습니다.

소년에게 자신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

그저 자신은 소년의 삶에 있어 유년 시절의 추억일 뿐이라는 것.

그에게 선물해준 금은보화와 동굴 속 제국 보다는, 따스한 부모의 품이 더 소중할 거라는 것.

소년을 갖고 싶어 동굴 입구를 막고 도망가지 못하게 묶었던 게 자신의 집착뿐이란 것.





동이 터오를 무렵.

결국 마벨은 슬픔에 찬 괴성을 질렀고, 무너지는 동굴 속에 자신을 맡긴 채...

그렇게 디하르 마을의 용 마벨은 숨을 거두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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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vel the magic dragon.  (0) 2010/05/14
AINN presents 어륀이날 특별 소설  (0) 2010/05/05
Posted by 나이데브
2010/05/05 00:04

Aggressive IRC Nerd N**** presents

어륀이날 특별 소설


갖고 있으면 운이 좋아지는 뱃지”



1.

-후릅.

조용한 밤, 유난히 잠이 오지 않던 나는 따뜻한 보리차 한 잔을 놓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날이 유난히 덥긴 했지만, 냉장고엔 더이상 시원한 물이 남아있지 않았고, 나는 굉장히 목이 말랐기 때문에 식지 않은 물이라도 갖다 놓고 조금씩 마시며 갈증을 달래었다.

내일은 55일이다. 지금은 더이상 돌아갈 수도 없는 시절, 분명 아무 걱정없이 편하게 놀 수 있었던 그 시절을, 난 유별나게 조숙한 생각으로 너무나도 점잖게 보내버린 것 같다는 후회가 문득 든다. 아무튼, 조숙하게 보냈더라도 유년시절의 추억은 나름 소주 한 잔에 오징어 안주 놓고 이야기하며 풀어내면 풀어내도 풀어내도 끝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당시 나는 정말 유령이나 귀신, UFO, 마력, 점술과 같은 기괴한 요소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가족들과 서점을 갈때면 항상 점성학 서적 코너를 놓치지 않고 항상 보곤 했다. (물론 지금도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2.

아주머니, 이거 얼마예요?”

3천원이다.”

여기요.”

정말 유아용 장난감처럼, 유난히 화려한 색채에 장난감 같던 타로카드를 구입했지만, 이상하게 난 ‘교수형의 사나이’, ‘사신’ 등의 카드를 버려버린채 카드점을 전개했었다. 미쳤지, 제대로 점이 나올리가 없었다. 물론 내가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장난삼아 몇 번 나의 운명에 대해 점을 본 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카드게임으로 내 타로카드들은 전락해버렸다. 어디에 버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3.

사실 나조차도, 카드이야기의 시간적 위치가 어디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이런 부분에 대해 유난히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들어준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의 전부분이 될 수 있을 수도 있겠다.






4.

그 친구가 직접적으로 이 소설에 언급되는 걸 원하진 않을 것 같다. 최근에 연락도 잘 안되고 그런걸 보니 군대를 간 것인지. 일단 K라고 부르는 게 적절할 것 같다.

초등학교 4학년때였던 것 같다. 그 친구가 오전 쉬는시간에 나를 불러 조용히 무언가 건내주었다.

, 이거 가져.”

K가 내 손에 건낸건 둥근, 뱃지였다. 대충 문구점에서 100원 넣고 뽑으면 나올 법한 수준으로, 꽤 조악해보였다. 500원짜리 동전보다는 컸고, 위에는 실을 꿰어 목에 걸 수 있게 해놓은 구멍이 있었다.

이거... 그냥 뱃지아냐?”

K는 고개를 흔들며 목소리를 낮췄다.

그냥 뱃지가 아니야. 행운의 뱃지라고.”

, 그런게 어딨냐.”

난 믿질 않았다. 하지만 가져도 딱히 손해볼 건 없는 것 같고, 친구의 성의를 생각해 일단 받기로 했다. 수 시간 후, 그 뱃지의 덕을 볼 일이 결국 생기고야 말았다.






5.

그날 공작시간이 있었음에도 난 아무런 준비물도 준비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대로 그냥 있다가는 손바닥에 불이 날게 분명했다.

K, 나 오늘 준비물을 안갖고 왔는데, 공작시간에 쓸 재료 좀 찾으러 가자.”

머리 속으로 이것저것 계산하던 나는 K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친한 친구였던 K는 기꺼이 공작재료 획득 퀘스트에 동참해주었다.






6.

신기하게도, 한 층 내려가서 재활용 종이함에 손을 넣는 순간 마땅한 공작재료를 얻는데 성공했다. 교탁에 놓는 벨이 담겼던 상자였다. 아무래도 그 당시에 난 상자를 구하면 필통도 만들고, 이것저것 담아둘 바구니를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 그걸 구하러 다닌 것 같다. 득의양양하게, 흐뭇한 표정으로 다시 교실로 돌아오는 계단에서 K는 말했다.

어때? 정말 행운이 일어났지?”

부정하기 힘들었다.

.”

그렇게 교실로 돌아갔고 무사히 공작시간을 마쳤다. 그 이후로 기억은 지금은 많이 잃어버린 상황이다. 소설을 쓰기에 기억이 충분하지 않은 관계로, 이걸로 얻은 행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접어야겠다.






7.

그러나 행운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턴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계속 그 뱃지를 들고다니긴 했지만, 지금 희미하게 남아있는 기억에서도 그리 썩 유쾌하진 않았던 것 같다. 뱃지에 새겨진 무늬도 썩 기분 좋은 건 아니었으니까. 마치 모래사장에 쌓아둔 ‘행운’이라는 모래성에서 모래를 모두 긁어서 행운을 얻는데 사용해버려, ‘충전이 필요한’ 뱃지가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 정말 이게 행운을 가져다주긴 하는건가.”

어느 순간부턴가, 이걸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게 내가 앞으로 받을 수 있는 행운을 모두 빼앗아 간다는 생각밖에 들진 않았으니까.

버린 기억은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그 뱃지를 어떻게든 버려버렸다. 그리고 더이상, 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건 따윈 믿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세상을 향해 계속 달렸다. 전학을 가면서 K와는 떨어지게 되었고, 고등학생이 되며 바빠진 후로는 연락도 하기 힘들어졌고, 대학교 와서 휴대전화를 개통받은 후로 몇번 연락을 했지만 지금은 서로가 서로의 삶에 바쁜 것 같아 나도, 그 친구도 연락을 하지 않는다.






8.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긴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뱃지와 우연히 일어난 행운 아닌 행운. 그리고 그 뒤에 닥친 불운 아닌 불운들. 한번 행운을 맛 본뒤, 더 많은 행운을 위해 뱃지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해버린걸까...

...정말 그 뱃지는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걸까? 교탁 위에 올려놓는 벨의 종이 상자를 얻은 건 아주 당연한 결과였을까?

55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나는 유년시절을 되짚어보며, 그 생각이 문득 든다.



단지 이런 일을 랜덤으로 여기며, 어느 사이에 벌서 확률을 고려하고 있는 나는 무엇일까?


결국 확률은 ‘이거나’ 혹은 ‘아니거나’ 이니 50%라며 자조하는 나는?


장난같던 행운의 뱃지를 믿던 그 시절 나는 어디로.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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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데브